2-300명이 모였던 전라씨드림 행사가 이번에는 광주지역 및 전국농민들이 지역에서 대보름 행사가 겹친데가
남부지방의 폭설로 인해 130여명이 좀 넘은 인원이 모였습니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사전준비가 멋지게
되었고, 참가자들이 '진정한' 토종의 삶과 철학에 녹아든 분들이 참여해 알실하게 행사를 끝냈습니다.
좀 여유있게 여러분들과 인사를 나눌 생각이었지만 , 역시 여러 신경을 쓰느라 1년에 한번 뵙는 분들과 면면히
얘기를 나누지 못해 죄송했습니다.
이번 모임은 주관단체 실무회의를 거쳐 광산구청 생명농업과 유진님을 비롯한 공무원들의 정성어린 준비에 진심으로 감사할 따름입니다. 담당자인 유진님에게 제일로 감사하고, 과장님도 일찌기 나와 인사말씀도 생략하고 도와주시니...뭐랄까 공무원조차 공개적으로 사회현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얘기하고 이렇듯 게시물로도 보일 수 있다니.. 세월호...가슴아린 일인데...감동이었습니다.
언젠가 kbs행사하면서 '토종씨앗운동'을 앞장서서 하는 사람들이 '수학여행 가다가 일어난 일'이라 폄하했던 일이 상기되면서
결국 토종씨앗으로 얽힌 삶과 사회에 대한 철학없이 그저 자원으로만 바라보는 '토종씨앗'의 단편적 사고에 분개했던 일이
오버랩되었지요. 이번 전라씨드림 강의를 통해 '씨앗'이 의미하는 화두에 많은 분들이 공감함을 보면서 한 단계 올라서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이번 모임은 농민들이 2/3 이상 참여를 해 씨앗이 제대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죠. 그래서 그런지 씨앗이 유실되는 일이 없었고, 나눔 전에 집어가는 일도 없었고. 끝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아서 일정을 함께 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진지한 분들이었습니다.
순천토종씨앗모임에서 준비한 증식보고는 감동이었죠. 최경숙(설아아짐)님이 며칠을 공들여서 멋지게 영상으로 만들었고, 정연희님이 예쁘게 입고 와서 발표했고, 회원들이 모두 대보름밥과 반찬을 직접 해 와서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먹었습죠. 더더욱 고생한 것을 작은 맘이라도 표하고 싶어 모임회원들과 맛난 식사라로 하라고 상금이랍시고 챙겨드렸는데...이번 부족한 운영비를 보태라고
절반을 뚝 떼어 놓고 갔습니다.
그들이 며칠 전부터 준비한 밥상과 보고서. 1년의 증식기간. 이날도 순천촛불집회에 대보름밥 건넨다고 저녁한상 못하고 부랴부랴
뜬 그녀들. 그들에게 토종씨앗을 매개로 진정한 순환적 삶과 사회에 대한 염원과 실천을 드러낸 이들이지요.
다시한번 그녀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이런 이들이 있어 제가 한발 물러나도 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 나온 씨앗들이 제가 가져간 것만 해도 증식된 볍씨 50여종, 작물씨앗이 300종, 농민들을 위한 40종으로 거의 남김없이 가져가고, 토농회원들이 가져온 굵직굵직하고 한아름 가져온 씨앗들, 영양체부터 생물까지..역시 어느때보다 다양한 씨앗이 나왔고, 진지한 분들이 모인지라 서로 알맞게 가져간 것 같구요. 그리고 16농가가 씨앗은행으로서 신청을 해주셨습니다. 가져간 것을 보면 정말 자신들이 할 수 있을것같은 알맞은 양의 작물을 선택한 것 같아요. 이것은 신청서를 사진으로 찍어서 확인차 올리고 리스트로 정리해서
이후 온라인을 통해 교신을 할 예정입니다. 신청서를 제출해주신 농민분들에게 '고생하세요'라고 밖에 드릴 말씀없습니다.
위 사진은 제가 가져온 종자들이네요. 1열로 쭉 .... 2/3는 제가 직접 재배해온 것들이지요.이제 저도 많은 농민들에게 짐을 나누어 주었으니 올해는 쉴까 생각합니다.만13년 농사. 농사와 활동을 쉼없이 와서...올해는 좀 여유있게 지내보려고 합니다.
그래도 집에 남아있는 씨앗을 보면서 또 봄이 오면...과연 그럴 수 있을까..싶지만...암튼 조금 전에 행사에서 가져온 박스를 정리해보니 세박스 완전 비웠습니다. 뿌듯합니다.
전라씨드림에 언제나 함께 해주신느 분들. 제가 존경하는 한원식 선생님과 이영동 선생님이 폭설을 뚫고 오셨지요.이렇게 1년에 한번 뵙습니다. 이렇게서라도 1년에 한번 뵙는것으로 용서를 구하지요. 특히 한선생님은요. 돈도 명예도 상관없이 평생을 이렇게 오신 이 두분이야말로 그 어떤 이들보다 토종씨앗에 관한 한, 진정한 추앙을 받아야 할 분들이지요. 그래서 더욱 전라씨드림에서 챙겨드리고 싶었는데....이번에는 ㅠㅠ
그리고 함께 해주신 토농회 농민들... 삶과 사회에 대한 바로미터를 실천하려는 사람들이니.....사실 부담을 가지지 않습니다.^^
이번 모임에 가장 큰 일을 겪은 토농회원 나무아래님. 9시에 맞춰 오겠다고 눈쌓인 길 운전하고 오다가 분리대 들이박고 차 폐차하고도 기어코 모임에 나타난 사람. 교통사고 후유증이 몸에 더덕더덕 붙었을터인데..그런 내색없이 등장해서 상추강의하고...누군가 그녀를 무시하는 일이 있어도...아~ 눈물도 많은 사람이라... 토종학교1기생으로 알게 된 갑장, 이사람, .."차도 망가졌으니 행동반경 줄이라는 신호"라고 말을 건네고...분명 손상이 갔을 몸부터 다스리길 당부했지만..옆에 있으면 내가 챙겨주고 싶지만...이런 자발적인 열정들이 전라씨드림과 경상씨드림,그리고 토농회, 이 구성원들이 어떤 행사를 치른다고 일당을 오가는 것도 아닌....차비라도 있다면 다행인 사람들...... 매년, 매번, 아니 1년을 내내 그렇게 해나가고 있지요.
준비하신 분들을 제외하고 참가하신 분들이 일만원 회비를 걷어서 백만원이 모였을까? 어느때보다 적은 비용으로 이것저것 쪼개서
결산했습니다. 순천팀과 갈뫼원주님의 상주곶감 판 금액 전액 후원비를 포함해서
강의료 65만원(10명)+ 사전준비10만원+ 상금 20만원+ 저녁식사비 지원+ 광주팀 평가회의비(쥐꼬리)로 소요됩니다.
만약 광산구청에서 여러 지원을 해주지 못했다면 강사료라는 명목으로 차비도 건네지 못했을 것입니다.
다시한번 광주광산구청 생명농업과팀에게 고마운 말씀 드립니다. 그리고 차와 다과 준비해주신 아이쿱생협,
1천원의 점심식사 따뜻한 국물을 준비해주신 전남우리밀운동본부장님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데스크 초코볼. 촬영 유대영. 출판물매대 명희님.전시 희현아빠... 당일 스텝들 수고했습니다.
이번에 토농회원들 외에 지역농가씨앗은행 중심에 서기로 한 남원귀정사귀농학교 및 실상사작은학교, 나주귀농자분들, 강진달마지마을 외에 하동악양 이창일님 외 몇분, 외에 개인적으로 열심히 해주실 성남에서 오신 아담님. 영암 수녀원에서 오신 박선생님. 따라오셨다고 하면서 적극적이신 청송 서용찬님이 있습니다. 멀리서 오신 민동욱님. 창조토종사랑님. 아~글코 새옹지마님....무엇을 챙겨드리지도 못하고...씨앗은 챙겨가셨는지....복암댁 왔다고 하는데...얼굴은 봤는지...생강을 챙겨준 이가 있었는데...복암댁이었는지...
담양에서 종기가 왔는데..얼굴만 보고 가고...그외 담양에서 오신 분들이 꽤 있었고...그리고 서울에서 달려오신 분도 있었는데...인사를 못했으니...아쉬웠습니다.
저녁식사까지 끝내고 촛불시위 현장으로 몇 사람이 달려갔습니다. 저는 어차피 눈이 많이 쌓여 집으로 못 올라갈 것인지라 광주에서
남기로 했고, 아침부터 달려온 희현아빠도 해남행을 포기했고, 배 시간이 안닿는 김형규님도 그렇고, 아예 작정하고 오신 내비도님
광주귀농학교장 이종국님과 양봉대학장님 몇 분들이 도청으로 갔습니다. 촛불시위는 거의 끝나고..행진이 남았습니다. 정의당 최순실 일당 재산환수법에 서명을 하고, 구호도 외치고..인증샷 찍고 걸어서 남광주야시장으로 갔습니다. 지독히도 걸었습니다. 저는
하루종일 서 있어 진행하느라..사실 밥을 제대로 먹지 않았서 배가 고픈데다가 다리가 후들...몹시 추웠습니다요.
통영의 김형규님은 뒤에서 따라 오시느라 고생하셨구..
마침내 막창구이집에 모여 여러 얘기하며 술한잔 하고..제 발의로 노래방까지.
노래방을 나와서 찜질방으로...다음날 아침 9시에 시장둘러보며 광산구청으로 가서 해장국 먹고, 곡성으로 돌아오니 12시. 희현아빠가 집구경한다고 따라오고...희현아빠 서울로 보내니 오후 4시...이렇게 제 일정은 끝났습니다.
항상 떼로 있다가 몇 분(60대랑)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지내보니 제가 알고 있는 '꼰대'가 아니더군요. 똥고집도 없고.
정말 겸손하게 늙어가는 60대 사람들이더군요. 세상에 열려있는 ...내비도님. 이종국님(60을 코앞에 둔 사람), 김형규님.
그들의 노래를 들으니 또 그렇구요. 그래서 전 말했답니다.
"앞으로 60대랑 놀아야지" 하면서...잘 늙어가고 있는 60대를 보면서 나도 잘 늙어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왜냐하면 주위에
훌륭한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사실 제가 봤던 60대들이 대부분 꼰대같았거든요. 고집불통도 있고, 나도 저런지..아니면 혹시
그리되면 어쩌나..했는데..
지난 해 말부터 휼륭한 60대 언니들을 만났고. 올해 초 훌륭한 60대 남성들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휼륭하게 늙어간다는 것은 자신의 주장이 앞서지 않고,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 나이가 적더라도 흔쾌히 자리를 비켜주고
일신우일신 새로운 것 부족한 것을 배워나가는 사람들. 그래서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들. 서로 격려하는 사람들.
무엇보다도 신체적으로 젊고, 시간도 즐기며. 옆에서 가볍게 푸시도 하는. 이들.
암튼 몸은 약간 고생스러웠지만 즐거운 1박 이었습니다.
전라씨드림에 참가하신 여러분들, 올해는 덜 불편하고 덜 고생스럽길 바라겠습니다. 먼길 힘든길 고생했고.
1년 온라인에서 뵙겠습니다. 그리고 참가하신 분들, 혹시 괜찮다면 댓글로 증명사진 올려주세요. 행사장에서 뵈었어도 제가 기억이
나빠서.... 얼굴과 닉네임을 이렇게서라도 확인하고 싶습니다...안해주셔도 괜찮습니다.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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