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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관련 정보/자립하는 삶

자연농의 외길(내소원자료)

by 내비도 2017. 3. 8.

 

농사에는 노동이 있을 뿐 이윤이 없습니다.

노동에 대한 보상이 열매이고, 그 열매만이 수입일 뿐입니다.

인건비라고 부르는 노동의 댓가만 있을 뿐 이윤은 없습니다.

 

이윤은 여러 단계를 거치는 유통 부분에서 발생하는 것이고

이 유통 단계에서 농산물 가격이 결정됩니다.

 

그러나 오늘날 현대농업은 부농의 부푼 꿈을 지니고 농업의 경제성을 분석하여

생산비와 인건비 등등을 계산하여 이윤의 경제적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 단일 품목의 기계화 화학농업의 집중재배 방식을 취하게 됨으로써

농업은 공업화 되었고 이 때문에 환경은 파괴되고

농산물은 병들고 농약과 비료에 오염되었으며 인류의 건강은 심각하게 위협받게 되었습니다.

 

드넓은 농지에 감나무든 사과나무든 관리하기 쉽도록 한가지 묘목을 수천 그루나 심고 집중적으로 대량 재배합니다.

유실수 한그루당 10만원의 수익을 예상한다면 실로 어마어마한 수익입니다.

이렇게 큰 대규모 과수농장을 운영하기 위해 온갖 기계장비를 동원하여

비료와 농약, 제초제를 뿌려대면서 인력을 투입하여 큰 돈을 움켜쥐려 합니다.

 

이러한 과도한 이윤 추구로 인해 탐욕에 가득찬 농업은 투기화 되었고

농가는 심각한 생존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농가의 만연한 농가 부채는 대부분 무리한 시설투자와

단일 작물의 대량 집중재배의 투기성에 따른 결과입니다.

 

배추를 5,000포기, 10,000포기, 30,000포기 심습니다.

트랙터를 동원하고, 종자를 사고, 비닐을 씌우고, 기계를 동원하여 농약과 비료를 퍼부어댑니다.

대량재배에 따라 많은 인력을 사서 심고 또 많은 인력을 사서 거둡니다.

생산량이 많아 배추 값이 폭락하면 수확도 포기하고 트랙터로 다시 갈아 엎어버립니다.

힘들여 지은 귀한 식량을 수확비용이 안나온다는 이유로 처참하게 그냥 썩혀 버립니다.

 

그래도 가끔은 몇년에 한번 꼴로 반짝하고 농산물 가격이 좋을 때가 있기도 하지만

그 즉시 저가 수입농산물이 밀려 들어와 가격을 하락시킵니다.

그밖에도 홍수, 가뭄, 태풍, 기상이변 등등 농사를 위협하는 요인은 비일비재합니다.

 

그래서 또 농부들은 이상기후에 대응하기 위해 실내에서 재배하는 온실에 첨단시설을 설치합니다.

자동으로 온도를 조절하고 물도 자동으로 공급해 주는 최첨단시설에 엄청난 비용을 투자해 올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역시 가격이 폭락하면 빚더미에 올라 앉게 됩니다.

 

트랙터, 경운기, 이앙기, 컴바인 등등 1년에 몇번 쓰지도 않는 기계류의 구입 비용은 실로 어마어마합니다.

파종과 수확을 위한 각종 기계류들과 탈곡기, 선별기, 세척기, 건조기, 포장기, 운반기, 저온저장시설 등등

이루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설비 투자비용은 한도 끝도 없습니다.

 

농업이 탐욕을 부리면서 대표적인 투기산업이 되어버린지 오래입니다.

농사 3년 실패하면 회복 불능의 절망상태에 빠져들게 됩니다.

이 모두가 투자비를 뽑고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경제적 이윤개념이 만들어 낸 숫자놀음의 허상입니다.

 

 

                                                                                      내소원에서 바라보는 전망. 날씨는 비록 흐리지만 전망은 넓다.

 

 

화학물질(비료, 농약, 제초제)과 기계화를 통한 대량생산이라는 한국 농업현대화의 모습은

이제 참담한 몰골로 끝없이 확대되는 국가간 FTA 시대를 본격적으로 맞이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정치는 애초부터 농업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유권자 대부분이 도시에 집중해 살고 있기 때문에 도시민을 위한 정책이 항상 우선시 될 수밖에 없습니다.

더더욱 어처구니 없는 것은 도시 서민 운운하면서 농산물 가격안정이라는 이름으로

오염된 저가 농산물 수입을 부축이고, 비축물량을 푸느니마느니 위협하면서 농산물 가격을 하향쪽으로만 통제해 왔습니다.

농민은 도시 서민만도 못하다는 것인지 ...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앞장서서 하락시키고, 가격이 폭락하면 나몰라라 방치해 버립니다.

한동안 농업인구가 더 줄어야 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왜 7%의 농민을 위해 과도한 예산을 써야 하느냐고 까지 말합니다.

농촌에 어린아기의 울음소리가 끊어진지 오래이고 보니 학교는 폐교되고, 저개발 동남아 국가의 여성을 데려와

국제결혼을 할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으며, 이 다문화 가정의 사회 적응과 포용에 많은 장애가 노출되고 있습니다.

폐농은 늘어나고 황량한 논 가운데 어느덧 버드나무와 참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기상이변으로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언론에서는 금배추니 금고추니 하면서 큰 사변이라도 난듯이 법석을 부립니다.

그런 소리를 듣고 있으면 기상재해로 농사를 망친 농민들은 마치 폭리를 취하는 악덕 업자라도 된듯이 착잡한 심정이 됩니다.

그러다가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면 비료값이라도 건지겠다며 헐값에 농산물을 넘겨버립니다.

갓난 아기만한 김장배추 한포기가 500원... 커피 한잔 값은 5,000원...

먹다 버린 음식 쓰레기는 날마다 끼니 때마다 산처럼 넘쳐나는데

저가 농산물에 오래 동안 길이 들어버린 도시민들은 정당한 농업노동의 댓가를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합니다.

오염된 저가 농산물들... 마지못해 먹다 버리는 음식물들...

우리는 그런 양식을 생산하고 쓰레기로 버려왔습니다.

생명에 대한 이런 멸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게 합니다.

 

깊어가는 기나긴 겨울 밤 ... 나무들처럼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면서

허물어지는 농촌을 지켜줄 버팀목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자괴감 속에 비로소 깨닫는 것은

깨어있는 소비자들에 대한 신뢰 회복을 통해 농업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각성 뿐입니다.

그 신뢰 회복이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소비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농산물이며

나아가 참생명이 살아 숨쉬고 있는 진정한 자연농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외길 뿐입니다.

 

바다를 건너오는 수입 저가농산물은 대규모 화학농업, 즉 화학비료와 농약에 오염된

단일품목의 대량집중재배 방식을 통한 공장식 기계화 농산물이거나

유전자 조작을 통한 GMO 식품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는 자연농의 약성이 살아 숨쉬는 참생명의 농산물로 우리 소비자들의 건강을 지켜내야 합니다.

 

그럴려면 중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단일 집중 대량재배방식을 버리고, 다품종 재배로 투기위험을 줄이고,

무엇보다도 탐욕스럽고 허울 좋은 경제성의 이윤 논리를 버리고,

노동을 통해 참생명을 기르겠다는 진정성에 몰입해야 합니다.

 

우리의 유일한 버팀목인 깨어있는 소비자들을 믿고

양심과 정성이 깃든 농사로 농민의 선량함을 회복할 때에야만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고, 우리의 목숨인 농업을 굳건히 지켜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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