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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경남통영 사량도 말갈농원 방문기(17.05.11)

by 내비도 2017. 5. 13.

세번째 방문 농장은 통영 사량도 말갈농장입니다.

경남 고성 가우치 선착장에서 5시 배를 타고 사량도로 향했습니다.

1시간 가량 배를 타고 들어가 트럭에 짐(3명의 남자)를 싣고

30분 정도 걸려 어머님과 함께 사는 집앞 밭을 먼저 갔습니다.


200평 정도의 밭에는 다양한 작물이 있었습니다.

마늘밭입니다. 

6시가 넘은 밭의 풍광은 이렇듯 아름답습니다.


보리와 밀,마늘, 감자 등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정갈한 밭입니다. 혼자서 밭을 일구는 모습이 상상이 갑니다.

흑보리밭입니다.

앉은뱅이밀밭입니다.

마늘밭...남도마늘과 뒤안마늘. 코끼리마늘이 있었습니다.

이건 남도마늘...외에 뒤안마늘 즉 사량도에서는 소마늘이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심어왔던 것이라고 합니다. 모양도 비슷하고 해먹는 방법도 비슷합니다.

뒤안마늘=소마늘입니다.

코끼리마늘도 여기에 있는데 웅녀마늘. 인삼마늘이라고 합니다. 마늘모양을 가르키는 거죠.

일반적으로 관상용으로도 심습니다.

여기서는 코끼리마늘은 별로 사랑을 받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코끼리마늘=웅녀마늘=인삼마늘

남도마늘은 난지형마늘을 말합니다.


섬에서 계속 심어온 쌀보리라고 합니다. 

보리는 흑보리와 쌀보리를 합니다.

감자밭에는 수미와 홍감자가 심겨져 있었습니다. 홍감자를 이분은 분홍감자라고

했는데...종자의 상태를 물어보니 둥글고 분홍빛살 홍감자인듯 싶습니다.

홍감자는 토종이 아니고 개량종입니다.

참으로 대단한 분입니다. 2001년도에 이 섬에 귀농해서 17년간

혼자 농장을 일궜습니다. 이분의 신념은 대단합니다.

밭을 둘러보고 어머님과 함께 사는 집에 들러 인사를 드렸습니다.

87세 어머니. 참으로 건강하신 분입니다. 그 어머님에 그 아들.

텃밭을 벗어나 말갈농원으로 향했습니다. 말갈농원은 바다앞에 있습니다.

섬이므로 차량도 거의 다니지 않습니다.

농장주인과 닮아있습니다. 말갈족의 말갈. 말갈의 기상을 이어받은 농원입니다.

15년전 이집을 지을때는 도로가 아니고 그냥 조그만 길이었다고 합니다.


말갈농원 집 바로위쪽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2만평 정도의 산에서

표고버섯을 하는데...처음엔 표고목을 잘라서 지게로 올렸다고 합니다.

너무 힘들어서 2년전에는 표고목을 산에서 자르고 전기선을 끌어올려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전기선만 장장 1키로. 으메..같이 간 남자들이 '전동드릴도 모르냐'고

그랬더니...모른다고...원시인이 따로 없습니다. 삶도 농원도 신념

하나로만 사는 원시나무꾼이 연상됩니다.

이것은 텃밭에 있는 흑보리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표고는 10월말부터 이듬해 5월초까지 수확합니다. 활짝핀 잔여버섯이

있어 따서 내려와 저녁매운탕에 넣었습니다. 

올해 한 표고목입니다. 2만봉의 표고목이 있습니다. 매년 표고목을

해서 종균을 넣고..수확하고...1봉당 3년 정도 수확가능합니다.

해풍을 받으며 야생산에서 자라는 표고버섯, 거의 야생버섯과 같습니다.

산을 둘러보면서 이분의 표고농사에 대한 노동을 가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판매에는 꽝이어서...1년에 500만원 매출도 안된다고 합니다.

아~얼굴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판매에는 꽝인 분이지요.

말갈농원 주변에도 밭농사를 열심히 합니다. 강낭콩밭입니다.

표고목개방하우스도 있고.

하우스도 재밌습니다. 오픈형하우스..바람을 저 솔처럼 생긴것이

갈라줍니다.

 옛날 재래닭장...길가에 닭장을 만들어서 닭을 키웁니다.

10배수인데...바닷가수닭이라 그런지 암닭들의 등짝이 반쯤 벗겨졌습니다.

이 수닭은 20배수는 돼야겠습니다. 

말갈농원 앞에서 한 컷. 참으로 정겨운 농막형 집입니다.

어머님의 살림살이가 모두 여기에. 민박을 하면 좋을 터인데...


김형규님이 쓰신 시입니다. 자세하게 읽어보세요.

이것이 벽에 붙어 있습니다. 투박하지만 소박한 미적감각이 뛰어난듯합니다.

시적 감수성도 그렇고....

바닷가앞 말갈농원. 어머니집앞 텃밭과 이곳말갈농원...하루종일

일만 하는듯 합니다. 1달에 한두번 뭍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혼자서 묵묵히 뚝딱뚝딱 만듭니다. 닭도 직접 사료를 만들어 주고.


오나고 하니..광어.우럭.숭어회를 준비해주셨습니다. 해삼과 멍게가

먹고 싶었는데...내 마음을 어찌 알고..해삼과 멍게도 준비해놓고...

감동의 회..였습니다. 500만원도 안되는 1년 수입에 저희 방문한다고..

하루에 1/50을 쓴 듯 합니다. 정말 미안했습니다.

김형규님이 섬에서 외롭다고 하셨지만...제가 쭉 둘러본 결과

그 분의 존재의 외로움인 듯 합니다. 무엇으로도 치유되지 않는

존재 그 자체가 외로움. 그래서 유목민 말갈이 아닐까 싶습니다.

 

산에서 수확해서 팔고 있는 건표고버섯입니다.

이것은 제가 따로 장터에 올릴 예정입니다.

버섯가루도 팝니다. 바닷가산에서 자란 표고버섯....

이분의 자연과 어우러진 귀한 노동을 알게 되었습니다.


출처 : 토종자립마을(연두자립마을)
글쓴이 : 단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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